왜 돌아오나?
왜 돌아오나?
제 소설 <등대섬>을
읽은 독자 중에 한 분이 물었습니다.
“왜 주인공 현우가 미숙과 은지만 배에 태워 보내고 자기는 다시 등대섬으로
혼자 돌아옵니까?”
어떤 독자는 미숙과 현우가 어느 새로운 곳에 가서 정말 부부가 되어 살기를 바랬을 수도 있고, 어떤 독자는 미숙과 은지가 배를 타고 떠나는데 혼자 남은 현우가 멀어지는 배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소설이 끝나기를
기대했을 수도 있고.
“등대섬이 잃어버린 이상향이 되지 않으려면, 현우가 다시 섬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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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뤘다가 사라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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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섬.
그런데 제가 그린 섬은 그런 이상향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함께 살 수밖에 없던 곳이었습니다. 한번
이뤄졌다가 사라지는 곳이 아니고, 제도의 출현과 굳어짐이 반복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소도(蘇塗)는 누가 위에서
정해준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지켜주는 곳이어야 했습니다.
“하느님이 직접 나서서 하실 일이 없는 섬”
그건 무신론이 아니라 사람이 책임을 맡은 곳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늘 경계선에서 머물던 주인공이 자기 의지로 결정한 삶을 자기 책임으로 살아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철석이며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거기 서서 바다에 길을 밝히는 등대처럼, 세상에 한 군데라도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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