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의 자식

 

도적(盜賊)의 자식

 

부자는 그 자신이나 조상이 도적이었습니다!”

<소설 예수>(나남출판사)에서 예수의 입에 올린 말입니다. 2000년 전 지중해 동쪽 이스라엘, 갈릴리 땅 예수의 발언이라서, 지금 세상과 맞지 않는다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며 넘길 수 있을까요?

재산을 모아 부자가 될 수 없는 세상에서 재산을 모았으니, 누군가 다른 사람의 재산을 내 것으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      어려운 사람, 힘 없는 사람, 특히 힘 없는 과부와 고아를 돌봐 주고, 이자를 받지 말고 꿔주며, 7년마다 빚을 삭치고, 50년 마다 희년을 선언하여 모든 땅을 원 주인에게 돌려주고, 땅 위에 세웠던 모든 제도를 흩어 다시 시작하라-

이런 가르침에 따라 살던 사람들이었다면, 재산을 모으고, 다른 사람의 땅을 사서 내 땅과 합쳐 큰  포도원을 만들어 경계석을 옮겨 세우고, 종의 귀에 구멍을 뻥 뚫어 영원히 종으로 삼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 예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가난은 돈이 있다 없다, 경제적 용어가 아닙니다. 힘 없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지켜주거나, 회복시켜줄 힘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가난정치적 용어입니다.”

지켜주다.’

회복시키다.’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손 내밀어 잡아주고 안아주는 관계 맺는 예수’를  소설 속에서 그렸습니다. 누군가 귀 기울이기를 기대하며 7권이나 되는 책을 썼습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다음 소설 <등대섬>에서 아버지 이민수씨가 아들 현우에게 말을 겁니다.  

몫은 사람 숫자에 맞춰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의 중간 지점을 찾는 대신 다가가 끌어 안아라. ‘이란 한 사람이 걸어간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오고 가야 길이 된다.”

서양철학과 사상, 서양에서 시작한 종교가 늘 관심을 가졌던 존재 중심적 사유대신에 관계 중심적포용의 동양 지혜와 삶의 방식이 새로운 시대의 아침 빛처럼 보이도록 쓰고 있습니다.     

 

댓글

  1. 저는 열흘 전부터 아침마다 교황 레오 14세의 설교를 듣습니다. 세상에 다가오는 어둠과 폭풍, 특히 트럼프와 미국에 대한 신앙적 경고와 원인 분석, 교회에 대한 권면이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결이 다른 모습입니다. 단문 중심의 탁월한 설교자이며 표현력도 놀랍습니다. 얼마나 많이 기도하는 교황인지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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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황님은 참 훌륭한 분이시지요.

      저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나 일부 정치 세력이 미친 사람들이라 저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예상하는 인류사적 위기에 대한 은밀한 대비라고 봅니다. 말로는 기후 위기를 부인하지만, 가장 크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세계적 재난에 대비하여 미국이라는 나라에 장벽을 세우는 단계라고 분석합니다. 미국에 도움이 되는 모든 자원, 인력을 끌어모아 놓고,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밖으로 밀어내는 단계지요. 다른 나라는 어찌 되든, '하느님이 선택한 나라, 미국'을 보호하겠다는 조치라고 봅니다. Canada와 Greenland에 대한 영토적 욕심을 드러내는 이유도 같다고 봅니다. 국제적 협력을 통한 대안 모색이 아니라 철저한 Isolation을 위한 준비라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어떤 협상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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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장로님의 새로운 소설도 암담한 세상에 희망의 등불이 되리라 믿습니다. 생명의 영이 함께하시는 작업에 건강과 기쁨도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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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와 새로운 소설을 준비하고 계시는군요. 기대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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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예리한 통찰력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존재 중심적' 사유 대신에 ‘관계 중심적’ 포용의 동양 지혜와 삶의 방식에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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